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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arn2 칼럼] 휴식과 창의성

작성자
learn2homepage
작성일
2020-12-16 19:45
조회
386
우리가 무엇인가를 의도적으로 생각할 때, 사고는 직선적이고 논리적인, 따라서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따라가게 되어 있다. 그러나 산책을 할 때면 눈은 경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면서 뇌의 일부는 자유로운 연상을 좇아가게 된다.
- 칙센미하이, 창의성의 즐거움, 168쪽

두 달 전 폴란드에서 강의를 하고, 독일과 네덜란드를 여행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이슈 중의 하나는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에 대한 것이었다. 우리나라 사람처럼 늦은 시간까지 일하는 게 바람직한 것이고 정상적인 것인지 의문점을 가지고 왔다. 단순한 의문점이 아니라 우리 기업들이 심각히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기업이 폴란드에 투자한 현지 법인의 경우 직원들이 4시면 칼같이 퇴근을 한다. 네덜란드의 경우도 비슷하다. 몇 시에 출근하느냐에 따라서 5시에 퇴근하는 곳도 있다. 미국 친구가 최근에 스코틀랜드에서 네덜란드 헤이그로 사무실을 옮겨 일을 하고 있는데, 사무실을 관리하는 메니저를 채용했는데 개인시간을 좀더 같기 위해 주 4일만 일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했다고 한다.

상점들도 우리의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렵게 대부분 6시면 문을 닫는다. 4시에 퇴근해서 가족이 6시 전에 마트에 가서 찬거리를 사서는 집으로 향한다. 저녁을 일찍 해먹고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서재에서 책을 보는 모습들을 엿볼 수 있었다. 유럽사람들은 여름 휴가를 2-3주가 아닌 한 두 달씩 길게 보낸다. 휴가를 통해 제대로 재충전을 하는 것 같다.

내가 이번 여행을 통해 느낀 것은 유럽 사람들은 어쩌면 하루 일과를 끝내고 매일 저녁 재충전을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 우리는 지친 몸으로 밤 늦게 퇴근해 집에 온다. 유럽의 많은 사람들은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는데 우리는 복잡한 전철이나 교통 체증이 심한 길을 운전하면서 돌아온다. 한마디로 에너지가 거의 소진된 상태로 온다.

요즘 다행스럽게도 한국의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들이 전자, 자동차, 조선, 제철 분야에서 잘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언제까지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해 나갈 수 있을까? 환율효과 덕으로 수출 기업들이 그나마 선전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일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2008년 하반기부터 2009년에 많은 덕을 보았다. 현재도 일본 엔이 달러당 70엔 고지를 넘보고 있다. 일본 수출기업들로서는 죽을 지경일 것이다. 그래서 요즘 G20 정상 회담을 앞두고 환율문제가 최대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달러당 1000원대가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한다. 일본과 우리와의 환율 격차가 좁혀져도 계속해서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선두기업을 추격할 때와 달리 선두나 선두와 비슷한 위치에 있을 때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서구의 사람들이 일을 적게 할 때 우리가 보다 많은 시간을 일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에 부러워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혁신을 통한 신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지 못한다면 일본은 물론이고 우리를 빠르게 좇아오고 있는 중국에 추격을 당할 것이다.

이제는 스마트폰이 대세인 것처럼 일하는 것도 스마트하게 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칙센트미하이가 언급했듯이 혁신을 위한 창의성은 물론 위협하는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나오지만 일반적으로 우리의 주의를 평상시의 습관에서 끌어내서 새롭고 흥미로운 방식을 따라가게 만드는 경관이 좋은 곳에서 휴식을 취할 때 나올 가능성이 많다.

이제는 우리가 그 동안 당연시 해온 일하는 방법이나 관점에 대해 본원적인 문제를 제기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요즘 직장에 들어오는 밀레니얼 세대(또는 Y세대)를 유치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도 기존의 업무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 늦게까지 일하는 게 우리의 경쟁력의 한 요인으로 언제까지 작용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변해야 하는 이유이다.

살기 위해서 일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하기 위해서 사는 것인지? 삶과 일 모두다 중요한 것이기에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지가 과제이다. 그것이 현대인에게 요구되는 지혜가 아닐까 한다